여자들을 위한 우아함의 시를 쓰다.

에르메스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데주 바니 시뷸스키

YK JEONG(이하 YK) 2021년 가을/겨울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컬렉션의 영감은 어디서 얻었는가?
NAD&Egrave;GE VANHEE-CYBULSKI(이하 NVC) 펜데믹 상황을 맞아 재택근무에 들어갔고, 2021년 봄/가을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작업하면서 동시에 2021년 가을/겨울 레디투웨어 컬렉션도 같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봄/가을 컬렉션의 마무리 단계에서 미래를 생각하고 또 다른 컬렉션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에 처한 가운데 작업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난감했지만 낙관적으로 수용하고자 노력했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 레디투웨어 컬렉션에서는 무엇보다 &lsquo;움직임&rsquo;을 표현하고 싶었다. 자유로운 이동이 구속되고 강제로 멈춰져 있는 지금, &lsquo;가만히 있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rsquo;, &lsquo;움직이라&rsquo;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이나 영화를 보고, 잠시 멈춰 생각하고, 명상하고,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보다 근원적인 것을 살펴보면 싶었다. 이러한 생각이 컬렉션에도 반영되었다.

YK 뉴욕-파리-상하이를 잇는 3부작 방식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구상했는가? 또한 현대 무용과 패션이 접목된 3막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NVC 팬데믹으로 공개 모임이나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패션쇼를 열어야 할지 궁리했다.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고 세계의 대중과 강한 유대를 맺고 이를 유지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는 패션 위크에 참가하고 교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우리가 이동할 수 없으니 세계의 다른 장소로 의상을 옮겨서 특정 테마의 행사를 기획하고 관객을 초대해 파리 공연과 패션쇼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사람들이 파리로 여행할 수 없기 때문에 컬렉션을 관객 가까이로 이동한다는 것이 우리의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재능 있는 새로운 이들과 아름다운 가교를 만들고, 3막으로 이루어진 이벤트를 펼치며, 이 행사를 전 세계에 라이브로 전송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야심 찬 프로젝트는 장인의 정교한 수작업은 물론 글로벌 프로젝트에 기여한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하고 에르메스의 위기 극복 방식을 보여주는 표식이다.

YK 2021년 가을/겨울 캡슐 컬렉션은 아틀리에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답게 담아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아틀리에의 장인들과 함께 작업하며, 그 결과물에 대한 감상은 어떠한가?
NVC 장인과의 작업은 대화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어떤 소재를 선택하고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루는지, 즉 어떤 방식으로 장인의 손길이 닿는지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이번 캡슐 컬렉션은 장인의 기술에 보내는 찬사이기도 하다. 나는 항상 장인의 기술을 탐구한다. 전통을 계승하고 그 전통을 현대에 재현하는 장인과의 협업을 나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장인의 제스처는 늘 반복되지만 그러면서도 이전의 제스처와 매번 다르고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nbsp;그들의 제스처는 항상 흥미롭다.

YK 이번 캡슐 컬렉션은 메종의 아카이브에서 모티브를 얻은 피스가 다수 있다. 당신은 아카이브의 모티브를 어떻게 재해석해 디자인에 접목했는가?
NVC 캡슐 컬렉션은 메종의 코드와 기술의 영역을 기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아카이브의 반복이 아니라 기존의 컬렉션을 강화하고 재발견하는 작업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캡슐 컬렉션에서는 파리 포부르 생토노레 24번가에 위치한 메종의 첫 번째 부티크에 경의를 표하고자 했다. 팬데믹으로 누구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컬렉션을 통해 대중과 24번가 부티크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24번가 부티크의 문을 열고 걸어 들어가는 비밀스러운 여행에 모든 이를 초대하고 싶었다. 더 이상 시간도 계절도 없으며 인내심과 세심한 제스처만 존재하는 세상으로 모두를 인도하기를 원했다.&nbsp; 이번 캡슐 컬렉션에서는 시간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lsquo;영원한 옷&rsquo;에도 집중해보기를 바랐다. &lsquo;시간을 초월하는 옷&rsquo;이라는 개념은 여러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옷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장인의 작업과 높은 기술력에 경의를 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nbsp;이번 캡슐 컬렉션은 가죽에 브러시로 패턴을 칠하는 특별한 기술을 적용하거나 바이외 레이스(Bayeux Lace)를 소재로 사용했다. 이러한 전통적인 레이스 크로셰 기법은 야심 찬 프로젝트였으며 이를 재조명하는 것이 중요했다.&nbsp;레이스 소재를 사용하되 디자인과 모티브 배치 등을 통해 유니크한 룩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nbsp;

Digital Editor
Jeongyeon Bae
Writer
Ha Min Seung

에르메스의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데주 바니 시뷸스키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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