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과 K-드라마를 좋아한다는 루이지 빌라시뇨르는 로스엔젤레스 베이스의 디자이너이면서 유러피언 럭셔리 브랜드 발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그가 선보인 발리 2023년 SS시즌 컬렉션 스토리.

L&rsquo;OFFICIEL(이하 LO) 발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용되었다. 처음 제안을 받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무엇이었는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 Rhuigi Villase&ntilde;or(이하 RV) 영광이었다. 진심으로 영광이었다. 
LH 발리는 171년 전통의 풍부한 헤리티지를 갖고 있는 유서 깊은 하우스다. 어떤 CD는 헤리티지와 아카이브를 깊이 연구해 영감을 얻고 또 어떤 CD는 헤리티지, 아카이브와 거리를 두기도 한다. 당신은 기본적으로 헤리티지와 아카이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발리 하우스의 헤리티지와 아카이브에서 어떤 감흥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RV 모든 정답은 아카이브에 있었고 아카이브는 계속해서 나를 놀라게 한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신중하게 해석하고 새로운 세대를 위해 재해석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LH 아카이브 피스인 클래식한 에이비에이터 재킷, 테일러드 슈트와 트렌치코트, 사파리 재킷에 어떤 터치를 더했는가? 궁극적으로 아카이브 피스들이 어떻게 재탄생하기를 바랐는가? RV 진정한 재탄생은 알파벳 B가 얽힌 듯한 디자인의 새로운 엠블럼으로 귀결되고 이 새로운 엠블럼이 적용된 피스들은 모두 새롭게 탄생했다. 새로운 엠블럼은 아카이브의 헤리티지인 발리 엘라스틱 밴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유럽 문화에 미국적 해석을 가미해 신선한 컬렉션을  완성한 루이지 빌라시뇨르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인 ‘대담한 호사스러움’을 잘 보여주는 의상과  액세서리들

브랜드의 새로운 엠블럼을 적용한  의상

LH 시각에 따라 하나의 브랜드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발리의 정수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석했나? RV 나는 발리와 함께 자랐고 발리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소중하게 여기는 브랜드였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발리를 &lsquo;잠자는 숲속의 미녀&rsquo;라고 생각했다. 영광스럽게도 내가 발리 하우스의 장인 정신을 강화하고 다시 한번 누구나 아는 이름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LH 모든 일에서 첫 번째 발걸음은 너무나 중요하다. 당신이 발리에서 맞는 첫 번째 컬렉션 역시 매우 중요했다. 첫 번째 컬렉션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떠했고 어떤 것을 가장 강조하고 싶었는가? RV 내게 발리는 럭셔리의 대명사이고 그것이 내가 전달 하고 싶었던 메시지다. 발리가 지닌 핸드크래프트의 헤리티지와 스위스 라이프가 담긴 컬렉션을 선보이고 싶었다. 
LH 당신은 필리핀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로스앤젤레스를 베이스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고 유럽&middot;스위스 럭셔리 브랜드를 디자인한다. 미국과 유럽의 문화는 매우 이질적이다. 이와 같은 문화적 간극 혹은 다양성은 디자이너인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이번 컬렉션에 어떻게 표현되었는가? RV 이전에 나의 레이블에서 보여준 작업은 이민자로서 미국 문화에 대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발리에서의 작업은 미국인으로서 유럽 문화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여행과도 같다. 
LH 이번 시즌에 44개 룩으로 구성된 컬렉션을 선보였다. 여성복 30개 룩, 남성복 14개 룩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키 룩은 남녀 각각 어떤 룩인가? RV 여성 룩으로는 컷아웃 블랙 드레스를 꼽고 싶다. 날렵한 앞모습과 파티 무드의 뒷모습이 돋보이는 드레스다. 남성 룩으로는 이그조틱한 슈트가 급진적 럭셔리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LH 여성 룩의 화이트와 블랙 컬러 컷아웃 드레스, 남성 룩의 웨스턴 셔츠와 화려한 팬츠, 벨벳 더블브레스트 슈트 등은 너무나 고혹적이고 대담하면서도 관능적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아메리칸 아이코닉 스타일을 선보인 의도는 무엇인가? RV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반영한 것이다. 나의 모든 일은 내 유산의 일부인 미국의 시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LH 로스앤젤레스에서 제작한 데님 아이템이 시선을 끌어모았다. 엑스트라 슬라우치 와이드 데님 팬츠와 데님 셔츠는 물론이고 스타일링에서도 데님 온 데님, 드레시한 아이템의 믹스 매치 등이 돋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데님에 대한 당신의 해석은?
RV 여성복에서는 브랜드의 장인 정신과 DNA를 반영하는 에센셜한 옷들로 쉽게 드레스업하는 사고방식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모두가 미국적인 것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데님을 입는다. 하지만 발리의 데님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제작된 최고의 데님이다. 발리의 데님을 관능적인 힐과 매치하면 평범한 것에서 비범한 것으로 변신한다는 점이 다르다. 
LH 이번 컬렉션은 화이트, 아이보리, 블랙 컬러를 베이스로 했지만 타이거와 뱀피 등 애니멀 프린트, 광택감이 강렬한 소재, 대담한 컬러가 시선을 끈다. 이번 컬렉션의 컬러나 프린트, 소재를 어떻게 풀어나갔는가? RV 이번 컬렉션에서는 &lsquo;대담한 호화로움&rsquo;을 다루었으며 일차원적으로 보이기를 원하지 않았다. 내게 호화롭게 느껴지는 팔레트와 소재를 사용했다.

LH 발리는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과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가죽 액세서리로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당신은 가죽 액세서리를 어떻게 변화시켰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구상하고 있는가? 또한 이번 컬렉션에서 발리 가죽 장인들의 장인 정신이 가장 돋보이는 피스를 꼽는다면? RV 가장 눈에 띄는 피스는 제이미 리커티스 주연의 영화에 나오는 가방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남성용 엔벨롭 클러치 백이다. 어디든 가지고 갈 수 있는 &lsquo;테이크아웃&rsquo;에서 영감을 얻은 여성 핸드백 역시 대서양을 건너온 나의 시각에는 유러피언 럭셔리를 해석한 좋은 예다. 두 제품을 꼽았지만 모든 피스가 장인 정신이 담긴 헤리티지와 우수성을 지니고 있다. 
LH 풋웨어의 경우 남성 스타일링의 포인트가 될 정도로 에너제틱했고, 의상과 매우 신선하게 매치해 의외성이 돋보였다. 풋웨어의 디자인과 소재는 어디서 영감을 얻었고 의상과의 매치에서 신경 쓴 부분 은 무엇인가? RV 이번에 선보인 풋웨어는 패션업계에서 한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선택했다. 미국적 요소가 강한 웨스턴 부츠나 남성용 메리제인 슈즈, 실크 스니커즈 같은 것 말이다. 대부분 개츠비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다.
LH 지속 가능성은 패션 산업이 놓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소재 및 테크놀로지와 관련해 다양한 럭셔리 하우스들이 혁신적인 방법을 동원해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발리는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RV 지속 가능성은 발리 CEO인 니콜라스 지로토(Nicolas Girotto)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말 그대로 에베레스트산에서 수 톤의 폐기물을 청소하는 &lsquo;Bally Peak Outlook&rsquo;과 같은 노력을 통해 이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영원히 소장할 수 있는 타임리스 제품보다 더 지속 가능한 것이 있을까.

LH 럭셔리 패션 산업에서 MZ세대가 주요한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발리에게도 MZ세대는 중요한 고객일 것이다. 당신은 MZ세대의 취향, 니즈 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가? 또한 발리는 앞으로 어떻게 MZ 세대에게 다가갈 계획인가? RV 세상을 관찰하고 해석해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그런 면에서 소셜 미디어가 분명히 중요한 매개체이지만 문화와 환경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LH K-팝, K-무비, K-드라마 등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혹시 K-컬처를 접한 적이 있는가? RV 물론이다. K-팝과 K-드라마를 매우 좋아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기쁘다. 
LH 오늘 당신의 룩은 무엇이며 평소 즐기는 룩은? RV 내가 디자인한 옷을 즐겨 입는 편이다. 오늘 입은 옷도 마찬가지다. 
LH 라프 시몬스는 컬렉션을 마치면 영화를 보러 가곤 한다고 들었다. 이번 컬렉션을 마치고 당신이 가장 먼저 한 일은? RV 가까운 친구, 가족과 함께 축하했다. 내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LH 마지막으로 당신의 컬렉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남긴다면? RV 여러분 인생의 가장 완벽한 순간에 입을 옷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다.

발리의 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지 빌라시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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