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압도적인 존재감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 역사에 선명한 족적을 남긴 현재진행형 배우 김혜수.&nbsp;

L'officiel (이하 LO) 어느덧 가을이다. 지난 초여름 개봉한 복귀작 &lt;밀수&gt;도 51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만나며 흥행했는데, 배우 김혜수에게 2023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 것 같나? 김혜수 (이하 KHS) 글쎄, 아직 두세 달 더 남았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사실 올해는 연기를 안 하고 쉬려고 했다. 작년에 번아웃 진단을 받기도 했고, 안식년처럼 보내려고 했다. 그러다 미리 찍어둔 &lt;밀수&gt;가 개봉했고, 애정하는 작품인 만큼 관객과의 대화 등 홍보 활동을 열심히 했다. 아직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연말에 다시 일을 시작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LO 번아웃은 어떻게 이겨냈나? KHS 의사의 진단대로 처방받고 쉬며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자 노력했다. 일에 매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은 괜찮다. 앞으로도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한 루틴을 만들고자 한다.
LO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게 있다면? KHS 일 외에는 준비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다. 내버려두고 있달까. 여행을 가도 좋은데, 혼자 하는 여행은 어릴 때 많이 해봐서인지 좀 심심해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가고 싶다.
LO 생각해둔 여행지가 있나? KHS 주로 유럽 쪽을 선호하는데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 지켜봐야지.
LO 데뷔 38년 차 베테랑 배우 김혜수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묻고 싶은 게&hellip; KHS 잠깐 실례하겠다. (김혜수의 뒤에서 대기하던 소속사 직원을 향해) &ldquo;인터뷰는 나 혼자 하면 되니까 먼저 퇴근해. 더운 날 같이 고생했는데 먼저 들어가서 쉬어.&rdquo; 미안하다. 무슨 얘기하고 있었나? 필모그래피?
LO 주변 사람을 알뜰히 챙기는 배려심 많은 사람이라는 건 익히 들었는데, 인상적이다. KHS 아이 참, 별일 아니다. 함께 고생하는 동료니 당연히 배려해야지. 아무튼 필모그래피 얘기 마저 하자.
LO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여러 걸작 중 여전히 회자되는 &lt;타짜&gt;(2006)의 정 마담 등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고, 김혜수 외에 대체할 배우는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KHS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이 됐고, 관객이 사랑으로 만들어준 성과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정 마담 같은 캐릭터를 만난 건 행운이다. 나 또한 &lt;타짜&gt; 이후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 본다. 연기자로서 다양한 시도를 가능케 했달까. 전환점이라 해도 무방하다.
LO 한편으로는 정 마담 캐릭터가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니 이후 작품에서 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있었을 법하다. KHS 어릴 때는 색다른 배역을 만나려 노력했던 것 같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들이 모여 현재가 되는 거니까. 그래서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마음으로 연기적으로 도전하고 소화하면 역량이 커지는 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해본 것과 안 해본 건 엄청난 차이가 있다. 성과와 별개로 도전은 나를 성장시켰다. 요즘은 &lsquo;새로운 도전&rsquo;만을 작품 선택의 대전제로 삼지 않는다. &lsquo;배우는 작품마다 변신해야 해&rsquo; 하는 고정관념은 없다. 요즘은 지금까지 만난 작품들을 경험 삼아 그 시점에 나의 직관을 믿고 선택하는 편이다.
LO 유치한 질문 하나 해도 되나? KHS 얼마든지. 유치한 거 좋아한다(웃음).
LO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냐마는 유독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KHS 지나간 일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긴 한데&hellip;. 있긴 하다. &lt;소년심판&gt;(2022)의 심은석 캐릭터는 남달랐다.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극중에서 외형적으로나 설정상 &lsquo;멋진&rsquo; 역할도 현실적으로 느끼기 어려운 캐릭터라는 생각이 드는데, 심은석은 그야말로 리얼한 캐릭터였다. &lt;소년심판&gt;이라는 작품 자체에 유독 애정이 크고, 심은석을 참 사랑했다. 여러 이유로 &lt;소년심판 2&gt; 제작이 잠정 보류된 게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다. &lt;소년심판&gt; 같은 작품이 나오는 게 점점 쉽지 않다는 것도 느끼고 이런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작가도 매우 드문데, &lsquo;우리&rsquo; 김민석 작가는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20대 중반에 썼다더라. 무려 취재만 6년이나 했다고. 젊은 친구지만 멋지고 존경할 만한 작가다. 테크닉에만 집중한 문장이 아니라 심혈을 기울인 취재를 기반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적은 시나리오였다. 원고에서 &lsquo;진심&rsquo;이 느껴졌달까. 덕분에 심은석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lt;소년심판&gt;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되는, &lsquo;영상 매체&rsquo;의 순기능이 실현된 것 같다. 이런 캐릭터는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여러모로 심은석은 내게 각별한 캐릭터다.

글렌 체크 코트, 재킷, 타이 모두 Tom Ford, 화이트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LO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제작하는 영화, 드라마도 장르가 다양해졌다. 작품의 배경이 우주이거나, 초능력을 지닌 주인공을 내세우거나, 좀비가 뛰어다니는 SF 장르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김혜수의 필모그래피에는 SF 작품이 없더라. 땅에 발을 붙이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더 선호하는 건가? KHS 아직 좀비가 된 적은 없는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 SF 장르에 열광하지는 않지만 시나리오가 흥미롭다면 안 할 이유는 없다. 장르보다 중요한 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와 캐릭터니까.
LO 1986년 영화 &lt;깜보&gt;로 데뷔해 40년 가까이 주&middot;조연과 특별 출연, 내레이션을 포함해 약 40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수십 편의 드라마를 찍었다. 30년 넘게 톱스타로 꼽히는 유일무이한 배우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게 한 동력은 무엇인가? KHS 열심히 준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차기작 선택의 이유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이라 여긴다. 배우이기 전에 나는 나니까, 연기도 매우 중요한 삶의 요소이지만 연기만 생각하고 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올해처럼 쉬어야 더 나은 내년을 맞을 타이밍도 생기고, 반대로 더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길 때도 있다. 이 모든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나는 일상의 중심에 일만 두는 편은 아니다. 물론 촬영에 들어가면 삶의 리듬이 달라지니 작품을 선택할 때 큰 각오와 결심이 필요하다.
LO 연기 외에 관심사도 있나? KHS 매번 다르다. 특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관심 가는 것을 지켜보는 편이랄까. 그중 음악은 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연기라면, 음악을 즐기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LO 어떤 음악을 즐겨 듣나? KHS 장르는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고, 음악을 특정 순간에만 듣는 게 아니라 일상을 함께한다. 관련 강의도 찾아 듣고, 종종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도 가고, 해외여행 중 페스티벌에 간 적도 있다. &lsquo;음악을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편&rsquo;이랄까.
LO 음악을 배울 생각도 있나?&nbsp; KHS 배운다는 건 음악을 지식으로 축적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예습과 복습도 꾸준해야 하니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마음 편히 즐길 뿐이다. 즐기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LO 몇 달 전 개인 인스타그램에 LP 영상을 올렸다. 음반도 모으나? KHS 음반 사는 것을 좋아한다. LP도 꽤 모았다. 장르는 광범위하다. 누군가가 &ldquo;영화와 음악 중 뭐가 더 좋아?&rdquo;라고 묻는다면 음악을 더 좋아한다고 답할 것 같다. 내 삶에서 음악은 없으면 안 되는 요소다. 예전에 오랫동안 모았던 음원 파일을 실수로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한동안 우울했을 만큼 음악을 좋아한다. 보이지 않는 애인 같달까.
LO 날씨와 기분 그리고 음악이 통하는 순간의 통쾌함이 있다. 지금 음악을 선곡할 수 있다면 어떤 노래를 듣고 싶나? KHS 일렉트로닉 뮤지션 겸 DJ 애니마(Anyma)의 노래. 요즘 자주 듣는다. 틀어볼까?
LO 궁금하다. 들려달라. KHS (스마트폰을 꺼내 애니마의 노래를 플레이하며) 이런 노래다. 이 노래가 오늘과 일맥상통한다기보다는 원초적으로 끌리는 기분이다. 콕 집어 말할 선곡의 이유는 없다. 듣고 싶으면 듣는 것, 그게 음악 아니겠나.

LO 연기라면 어떨까? 어떤 캐릭터, 작품에 끌리나? 차기작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KHS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하지만 기준이 없는 건 아니다. 먼저 &lsquo;글&rsquo;을 유심히 본다. 시나리오를 읽고 문장에 마음이 가는지,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내가 맡을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조연, 단역, 주연 등 맡을 캐릭터의 비중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서 내가 맡을 역할은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그 캐릭터를 내가 해낼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예전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역할도 욕심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아무리 맘에 들어도 내가 잘할 수 없을 것 같은 연기는 안 한다. 만약 잘 못할 것 같은 역할이지만 가능성이 보인다면 감독, 배우 등 함께할 동료를 확인한다. 영화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협업인 만큼 시너지도 고려해 선택한다.
LO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KHS 작품마다 다른데, 작품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중 내가 맡은 역할이 전해야 하는 감상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촬영장에 나갈 때마다 속으로 생각하는 문장이 있다. &lsquo;내가 그 자리에 갈 자격을 갖춘 사람인가?&rsquo; 오늘의 나는 화보 촬영과 인터뷰에 임하러 오면서도 이 자리에 내가 합당한 사람인지 생각했다. 그리고 잘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지. 내겐 어떤 일이든 임하는 태도와 준비가 중요하다.
LO 작품의 평가와 흥행 여부를 비롯한 반응도 고려하는 편인가? KHS 평가와 흥행까지 고려할 여력이 없다.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하고 촬영 현장과 홍보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세상에 공개되면 그때부터의 평가는 내가 아닌 관객과 시청자의 몫이니까. 내가 온 힘을 다해 연기했다고 애원해도 평가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어도 대중의 호평을 받는 일도 있듯이.
LO 더 해보고 싶은 캐릭터, 작품도 남았나? KHS 모를 일이다. 언제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배우는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일인 만큼 사람들이 원해야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지 않나. 내가 &ldquo;열심히 하겠다!&rdquo;라고 해서 지속할 수 있는 게 아니다.
LO 화제작이나 작품성 높은 영화, 드라마를 보며 &lsquo;내가 저 역할을 맡았다면 어떨까&rsquo; 생각해본 적 있나? KHS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면 당연히 자극이 된다. 하지만 그런 영향을 꼭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느끼는 건 아니다. 패션 화보를 보고 느끼기도 하고 음악, 인테리어, 건축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느낀다.
LO 최근 흥미를 느꼈거나 자극을 준 무언가를 꼽는다면? KHS 자극이 되고 영향을 받는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살아 있는 것 같지 않달까. 그러니까 나는 항상 긍정적 자극을 주는 걸 찾고, 영향을 받고 싶어 한다. 지금 쥐고 있는 물병에서도 흥미로운 걸 찾고, 지금 인터뷰에서도 자극될 만한 걸 생각한다.
LO 독서는 어떤 자극을 주나? 다독가로 알고 있다. KHS 책은 여전히 좋아한다. 다만, 내가 독서를 좋아한다거나 국내 정식 출판되지 않은 다른 언어의 책을 번역을 맡겨 읽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알려지는 등 일정 부분만 부각되어 부담스럽기도 했다. 당연히 좋은 얘기라 감사하지만 애독자라고 모두가 하루 종일 책만 보는 건 아니지 않나(웃음). 돌아보면 내 삶에 책은 꼭 필요했고 많은 도움이 됐다. 어린 나이에 배우 생활을 시작해서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없었던 만큼 독서를 통해 세상을 간접 경험했다. 20대 시절의 어떤 &lsquo;결핍&rsquo;을 채웠달까. 그 순간이 참 좋았다.
LO 다독가만의 화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어 선택의 폭이 넓고, 의사 전달에 가장 적확한 단어를 고르며, 문장이 유려하다. 인터뷰 시작부터 느꼈지만 연기는 물론 독서, 음악 감상 등 김혜수라는 사람이 이렇게나 입체적이라는 걸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KHS 좋은 것만 얘기해주는 것 같은데?(웃음) 사실 내 일상은 꽤 단순하다.
LO 독서와 더불어 메모하는 습관도 있다고 들었다. 주로 어떤 걸 메모하나? 오늘 하루 중 메모하고 싶은 문장도 있나?&nbsp; KHS 아쉽게도 떠오르는 메모가 없다. 아직 하루가 좀 남았으니 더 생각해봐야겠다. 메모는 특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한다. 만약 지금 인터뷰에서 어떤 인상적인 문장이 생기면 기록하는 식이다.

LO 상이라면 어떤가? 1986년 데뷔작 &lt;깜보&gt;로 제2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을 탄 이후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50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nbsp; KHS 오래 했으니까 동료나 후배 배우들보다 수상 기회가 더 있었던 것 같다. &ldquo;한 가지 일을 10년 이상 하면 장인&rdquo;이라는 말도 있는데, 나도 연기를 오래 했으니 못하면 안 되는 거라 생각한다.
LO 연기상은 오래 했다고 주는 게 아니라 그해 가장 돋보이게 잘한 배우에게 전하는 거다. 배우 김혜수는 그만큼 독보적이었다는 게 아닐까. KHS 하하하. 고마운 말이다.
LO 그중 청룡영화제와는 인연이 깊다.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제 당시 최연소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고, 거의 매년 남다른 패션 센스로 주목받기도 했으며, 자타공인 &lsquo;청룡의 여인&rsquo;으로 30년 가까이 MC를 맡고 있기도 하다.&nbsp; KHS 감사한 일이다. 청룡영화제 MC를 20대 초반에 시작했더라. 사실 나도 이렇게 연기를 오래 하게 될 줄 몰랐고, 청룡영화제도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줄 몰랐다(웃음).
LO 배우 김혜수의 연기 철학은 무엇인가? KHS 없다. 지금까지의 모든 선택은 그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한 것뿐이다.
LO 30년 넘게 톱스타로 산다는 건 어떤가? 익숙해지나? KHS 글쎄. 사람들이 생각하는 톱스타의 삶은 다 다르겠지만 내 삶은 괜찮은 것 같다. 친구들도 있고, 일도 열심히 하고, 마음을 나눌 동료도 있고, 전반적으로 좋다. 물론 연예인으로서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여긴다. 얌체같이 원하는 것만 할 수는 없으니까.
LO 남은 올해, 계획이 있다면? KHS 연말에 시작할지 모를 일을 준비해야지. 그리고 잠을 잘 자고, 일상을 더 원만하게 만들고자 노력할 거다. 일에 몰두하며 잠을 줄이는 습관이 생겼는데, 건강을 생각하면 좋은 습관은 아닌 것 같다. 올해는 잘 자고 좋은 하루를 만드는 루틴을 만들고자 한다.

Creative Director Jeong Yun Kee Editor&nbsp;Woo Lee Kyoung, Park So Yeon Writer Yang Bo Yeon Photographer Ahn Joo Young Stylist Lee Boram Hair Baek Heung Kwon Makeup Cho Hye Rim

대체 불가한 존재감의 배우,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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